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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통문화산업 사각지대의 천연염색

등록일 2024년05월13일 16시0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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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허북구 공예 칼럼니스트] 한국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의 세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 인구감소, 국제화에 의한 시장의 축소, 문화의 세계화 동조라는 흐름 속에서 전통문화의 수호(守護)와 전승은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문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수요증가는 매우 반가운 일이며, 우리 문화의 확산과 산업적 가치를 높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때마침 정부에서는 우리 전통문화산업의 우호적인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활용하기 위해 전통문화산업 진흥법령 마련, 문화산업화가 용이하고 비중이 큰 것 중심의 관련 기관과 전문 부서 설립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한국 전통문화로써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고,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대표 주자에는 한복, 한식, 한지 등이 있다.

이들 분야는 그 자체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망한 것과 콘텐츠로서 부가가치 생성이 유망한 것 등 특성이 각각 명확하게 구분되나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확고히 나타낼 수 있다는 점과 한국적인 색의 사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적인 색은 특히 한복과 한식에서 한국적 특색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자 현대 산업과 융합될 수 있는 가치사슬을 갖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 그 자체이다.
 
해외에서 한복에 대해 강의를 할 때 수강자들이 감탄하는 것은 한복 디자인의 선과 각도의 섬세한 흐름 그리고 아름다운 색상이다. 특히 색상에 대해서는 색깔이 너무 아름답다며 합성염료가 나오기 전에도 한복의 색이 아름다웠냐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많은 민족의 전통 복장은 실을 염색하여 직조한 것, 문양염 천으로 옷을 만든 것, 옷에다 자수를 놓은 것들이 많다.

그러한 옷들은 한복에 사용되는 천처럼 얼룩없이 정교하고 높은 수준의 염색 기술 요구도가 낮아 아름답게 염색된 한복의 색깔에 관해 관심이 높고 질문의 대상이 되고, 염색 노하우를 배우려는 수요도 많다(허북구. 천연염색은 한복의 핵심가치이다. 패션저널 2023.07.28).
 
한식도 마찬가지이다. 한과와 떡류 그리고 갓김치 등 다수 종류의 한식은 맛과 함께 천연색소가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연출하면서 그 격조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한지에서도 색은 세계인의 인지도가 높은 한복의 색과 연계되어 호기심과 부러움을 자아낸다. 수년 전 해외에서 초청을 받아 이루어진 천연염색된 한지로 만든 종이꽃 전시회장과 강연장에서도 참석자들은 한지 염색에 사용된 염료와 염색 기법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복의 발달과 함께 지식과 기술이 크게 발달되고 축적되면서 한복을 더욱더 한복답게 만들었던 천연염색은 한복의 세계화 목소리가 높은 것과는 달리 한복에서 잊혀지고 있다.

한복 관련 주무 부서가 생긴 것과 함께 한복진흥원, 한복문화창작소에서 한복의 보급과 한복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으나 한복의 영혼과 같은 천연염색은 도외시 되고 있다. 
 
한식과 한지 문화산업에서도 천연색이 소외되고 있는 것은 한복과 다르지 않다. 그 배경에는 천연염색은 중간재 역할이 크면서도 최종 결과물 못지않게 지식과 기술 요구도가 커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특성 그리고 결과물만 중시하는 풍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천연염색만이 아니다. 한복에 사용된 수입 원단, 한지에 사용되는 수입 닥나무 재료, 한식에 사용되는 수입 식품 색소 등 많으나 그 결은 천연염색과 다른 측면이 있다.

한복의 원단과 한지의 재료가 수입품 비중이 높다면 전통 기반 한국의 천연염색은 수출상품이다. 한국 천연염색 기술은 세계 상위권으로 친환경섬유 패션 상품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염색된 원단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천연염색을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들, 전통 천연염색을 예술, 치유, 교육에 활용하는 전문가들의 수준과 밀도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K-컬러라는 전통문화산업 측면에서도 천연염색의 가치는 매우 높다.
 
한국의 천연염색은 위와 같은 한복, 한식, 한지와 같은 더욱더 한국적이게 만드는 역할과 함께 천연염색 자체가 전통문화산업으로 비중이 크고, 전망이 좋다.

그런데도 천연염색에 대한 관련 부서와 정책은 부재하고, 한복, 한식, 한지와도 연계가 되지 못하는 전통문화산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전통문화산업 육성이 구호가 아니라면 전통문화의 핵심 요소이자 K-컬러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천연염색에 대해서도 육성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투데이포커스 ⓒ www.todayf.kr)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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