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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섬유패션 단체의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상당수 조합+협회 재정적 위기 직면, 단체 위축되면 업종의 미래도 불투명

등록일 2024년03월27일 12시2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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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준 패션저널 대표기자
코로나가 끝났지만 섬유패션업계의 경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과 영세기업들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 보다 더 힘든 보릿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높아진 금리와 변화된 소비패턴, 지속되는 전쟁의 여파 등 여러 요인들이 섬유패션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가 어렵다 보니 조합, 협회, 연구원 등 관련 단체들도 전례없이 매우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몇몇 조합과 협회는 존립 자체가 어려울 만큼 아사(餓死) 직전에 처해 있다.
 
그 많던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고 여직원 1명에 근근히 운영해 가던 일부 조합과 협회는 아예 사무 여직원 조차 둘 수 없어 상근 임원 1명만 두고 운영되는 곳도 여러곳이 된다.
 
한 협회는 상근임원과 직원들의 월급도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부의 해외 전시회 지원금과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을 통해 명맥을 이어왔던 이 협회는 전임 상근 임원이 퇴직하면서 퇴직금까지 몽땅 챙겨가버려 열악한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 됐다.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시회 지원사업 마저 감소된다면 이 협회는 존립 자체가 어렵다.
 
봉제산업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한국봉제기계협회도 오랫동안 근무했던 상근 임원(나재문 전무)이 3월말일 자로 퇴직을 하지만 후임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협회 재정 여건이 어려워 오겠다는 후임자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후임자 선정도 없이 협회를 떠나는 70대 임원의 안타까운 호소가 필자의 귓가를 맴돈다.
 
화섬 대기업들로 구성된 한국화학섬유협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화섬산업이 위축되면서 회비 납부(생산량에 대비해 회비를 책정함)가 줄어 재정적 압박을 받아온 이 협회는 임원과 직원수를 줄여오다 지난해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외부 인사의 상근 회장직 임명도 없앴다. 
 
사무실 공간을 축소하고 임직원 수를 대폭 줄였지만 협회의 어려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오래전 확보해둔 빌딩 사무실(적선빌딩 사무실 100여평 확보) 임대업으로 재정을 일부 보충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불안한 상태다.
 
직원 한 두명으로 유지됐던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패션칼라조합연합회는 이미 오래전 사무실을 서울시 중심부에서 빼 서울 외곽 지역의 작은 오피스텔로 옮겼다.

오피스텔의 작은 사무실 공간에도 불구하고 1인 사무실을 몇개 만들어 임대를 하며 재정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상근 임원들의 급여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스스로 사업을 벌여 급여를 챙겨 갔다는 전 임원의 하소연이 있었는가 하면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돈관리 문제 등으로 인해 협회 내 구성원들의 성토도 이어진 바 있다. 
 
이 모든 불협화음은 협회의 재정악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 외에도 업계내 협회와 조합은 쪼그라들어 과거의 위상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수도권 염색업체들이 밀집된 반월패션칼라조합과 시화패션칼라조합, 포천양문패션칼라조합, 양주검준패션칼라조합 등은 회원사 가운데 평균 30% 가량이 문을 닫았다. 
 
이로인해 조합도 재정적 난관에 직면 했으며 조합 운영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주검준패션칼라조합은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으로 인해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다. 
 
이 또한 조합의 재정적 어려움과 회원사들의 경영악화가 만들어낸 삐툴어진 우리 업계의 자화상 가운데 한 일부이다. 
 
업종이 어렵다 보니 조합이나 협회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이나 단체장들까지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패션단체들도 통폐합(재정적 한계에 직면했던 한국의류산업협회가 한국패션협회로 흡수 통합돼 한국패션산업협회가 됨)을 거치며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회원사 회비 징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패션산업협회는 수년째 회원사 회비를 50% 삭감해 주고 있는실정이다.
 
협회와 조합 같은 단체 외에 각 연구원들도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는데다 자체 사업마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부터는 정부의 R&D자금 지원마저 축소되면서 재정적 압박은 더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협회, 조합, 연구원 가운데 그나마 상대적으로 부유해 보이는 단체로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섬산련)와 KOTITI시험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등 몇개 단체에 불과하다. 
 
모두 막강한 부동산(사옥)을 보유한 단체들이다. 
 
부동산 외에도 이들 단체들이 회원사들의 회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 압박을 덜 받는 구조를 갖고 있다.
 
코로나 시기 시험연구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으나  회원사 회비에 의존하는 조합이나 협회 보다는 그 충격파가 덜했다.
 
섬산련은 일찍이 강남의 노른자땅에 사옥을 확보해 임대료만으로도 협회가 운영되도록 기틀을 마련했고 KOTITI시험연구원과 FITI시험연구원도 구사옥을 팔거나 신사옥으로 옮겨 가면서 재정 여건을 튼튼히 키운 케이스이다.
 
특히 KOTITI시험연구원은 3번에 걸친 사옥 이전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통해 자산의 덩치를 키웠다.
 
KOTITI시험연구원이 최근 옮겨간 과천 신사옥은 이미 과천지역의 핵심 R&D지역으로 부상해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졌다. 
 
FITI시험연구원도 마곡지구로 옮겨가면서 자산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이들 시험연구원들이 신사옥 이전으로 자산 규모가 커진 것은 부차적인 사안이다. 
 
신사옥 이전을 통해 근무여건이 개선되면서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향상되고 연구원 위상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이렇듯 우리 업계의 단체들은 몇몇 부유한 단체를 제외하면 모두가 아사 직전에 처해 있으며 그 단체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들의 상황도 극(최상)과 극(최하)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KOTITI시험연구원 과천 신사옥 준공식장에는 국내 상당수 협회, 조합 임원들이 참석 했었는데 이 자리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협회 임원들은 입을 벌린채 부러움을 표출했다.
 
"부럽다. 우리는 좋은 시절 무엇을 했나"하며 한탄하던 한 단체 임원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조합과 협회 같은 조직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면 업종의 미래도 불투명할 것이 뻔하다. 하루빨리 범업계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조영준 패션저널 대표기자)
(투데이포커스 ⓒ www.today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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