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서 버스로 몇 시간을 달려 "부르크하우젠(Burghausen)"이란 생소한 도시에 도착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경계 지역에 이 도시가 있었다.
강을 따라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이 나눠졌는데 사진 속 악마의 동상이 있는 곳이 오스트리아 땅이였고, 강을 건너면 독일이였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BURGB LICK)은 오스트리아 땅에 속했다. 저녁 만찬을 위해 강을 건너 독일 땅으로 가니 고풍스런 중세성 안에 레스토랑이 있었다.
어둡고 오래된 석조 건물이였지만 멋있는 장소였다.
이곳을 보니 큰 도시의 유명 관광지 보다 작은 소도시의 아기자기한 건물들, 시골의 한적함이 더 멋진 풍광을 안겨 주는 것 같았다.
강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돼 한동안 정신을 놓고 서 있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경치 앞에서 순간 왜 나쁜 사건의 뉴스들이 떠올랐을까?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 대한 나쁜 이미지(나치,히틀러 등)가 교차했다.
몇 년 전 오스트리아와 세계가 경악한 소녀 '나타샤 캄푸시' 사건이 떠올랐다.
사악한 사건의 주인공들도 이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물론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자라난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문학가들도 많이 있었지만...
역시 인간은 나쁜 뉴스를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 나도 아침에 일어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잠시 나쁜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캄푸시' 사건 보다 더 놀라운 '프리츨' 사건이란 게 외신을 타고 들려왔다. 아름다운 경치와 인간들의 삶은 꼭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만 매료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조영준의 여행스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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