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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젊은이들이 살리고 있는 세계 오지의 천연염색

등록일 2022년03월02일 14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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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잊혀져 가던 세계 오지의 천연염색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합성염료로 염색된 값싼 화학섬유가 지구촌 곳곳까지 스며들었다. 화학섬유의 보급에 따라 노동 생산성이 낮은 오지에서 조차 전통적인 수직조와 천연염색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게다가 오지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통 수직조와 천연 염색한 옷은 비문명화의 상징으로 여겨 회피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런데, 영원히 사라질 것만 같았던 전통 직조와 천연염색을 살리고 있는 사람들 또한 젊은이들이다.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 사이에 있는 해발 4,000m 지대의 춥고 험한 산악 지대인 라다크(Ladakh). 이곳은 과거 10세기 중반부터 900년간 독립된 왕국을 유지했으며, 인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실크로드였다. 겨울에 영하 35-40℃까지 내려가는 온도가 양모의 성장을 촉진하여 최고급의 양모가 생산되고, 실크로드의 교차지역으로 직조와 천연염색 문화가 발달한 곳이었다. 

 

그 문화는 화학섬유의 보급, 젊은이들의 도시 이주에 따른 인구 감소로 수요가 없어지고, 대가 끊기던 차에 도시에서 대학을 나온 소남 앙모(Sonam Angmo)와 스탄진 밍글락(Stanzin Minglak) 두 젊은 여성이 고향으로 되돌아와 직조와 천연염색 공방을 차렸다.

 

고향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파시미나 그리고 고향 어르신들의 전통 직조와 천연염색 기술을 강점 삼아 상품을 만들면서 60여 명의 고향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생산성이 안 맞고 수요가 없어진 것은 디자인을 보완하여 수직조와 천연염색의 가치를 아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극복했다.

 

생산품은 대부분 미국과 스위스의 소매상을 통해 판매한다. 상품이 부족하므로 수개월 전에 주문을 받고 있으며, 한정판매하고 있다.

 

태국 사콘나콘(Sakon Nakhon)은 일본 도쿠시마현 못지않게 쪽 염색으로 유명한 주(州)이다. 이곳은 오늘날 쪽 염색으로 유명하나 과거에는 50여 년 동안 쪽 염색이 끊겼다. 명맥이 끊긴 쪽 염색을 되살린 것은 매티타(Mae Teeta)라는 할머니이다. 그 할머니의 딸은 도시에서 되돌아와 쪽 농사의 대를 이었다.

 

매티타 할머니의 외손녀인 몬 숙칫 댕자이(Mon Sukchit Daengjai)는 성장 과정에서 어머니가 쪽 농사를 짓는 것에 대해 매우 창피해했다. 쪽 농사를 짓고 염색을 하면 손이 파랗고, 소득도 적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천대시했기 때문이다. 

 

몬 숙칫 댕자이가 생각을 바꾸게 된 것은 학창 시절 잠깐 방문한 일본에서 천연 쪽 염색 제품이 고급으로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몬 숙칫 댕자이는 전공을 패션디자인으로 바꾸고, 졸업하자마자 할머니의 이름을 딴 매티타(Mae Teeta)라는 패션 브랜드를 만들었다.

 

매티타(Mae Teeta)에서 판매되는 천과 옷들은 고향에서 재배된 쪽 염료로 실을 염색한 후 고향의 어르신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직조한 것들이다. 염색 방법이나 직조는 전통적이고 지역색이 강하지만 디자인은 현대적으로 외국인들에게 비싸게 판매되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더 있는데 공통점은 젊은이들이 전통 직조와 천연염색에 뛰어들어 세계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디자인하고, 세계의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언어, SNS, 온라인 매체 등을 이용해서 홍보하고, 결재가 용이하게 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천연염색이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많이 되어 있으나 젊은이들의 참여율이 낮고, 우수한 기술과 상품에 대한 정보가 해외에 적극적으로 발신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오지의 천연염색 문화를 살리고 있는 젊은이들처럼 국내에서도 젊은이들이 새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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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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