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허전해진 나의 인생이력이 떠올랐다. 20여년간 선수생활에서 만들어진 인생 이력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운동선수 정구중, 트레이너, 감독, 보디빌딩 단체 회장, 화려한 선수생활, 심판, 심사위원장, 협회장, 자문위원...그리고 많은 상패와 트로피, 상장, 메달, 벽에 걸린 시상식 사진들...

이력과 수상실적을 열거하면 수도 없이 많다. 이런 것들로 인해 자부심과 자만감, 성취욕에 도취 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몰려왔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선배”라는 호징을 듣는 회수도 많아졌다. “선배”라는 호칭이 처음에는 좋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부담스러웠다.

 

과연 선배로서 자질이 되어 있나 스스로를 돌아 봤다. 내 세울게 나이 말고는 없는 것 같았다.

 

불현듯 진로변경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불혹(不惑)의 나이에 다시 학업에 도전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육자의 길을 택했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 하지 않는가?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스포츠계열부장으로서 지내온 10여년의 세월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천직이라 생각하고 택한 교육자의 길이니 학생들의 등대불이 되어야 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2년제 전문학사과정이다. 운동이 좋아서 스포츠 관련 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이 되니 진로가 고민이다. 

 

상담을 해 보면 상당수 학생들이 체육관 개관, 대학교편입후 대학원 희망자가 많다. 전문학사 학위로서 경쟁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편입이나 대학원 진학희망자는 체육인의 로망인 용인대학교 편입과 용인대학교 대학원 진학이다. 이번에 용인대학교 편입에 응시한 학생 모두 탈락했다.

 

편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편입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바로가던 돌아가던 목적지에 가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선 학생들을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주1일 학사과정에 편입을 시켜 학사학위를 취득하도록 하는 길을 열어 주었다. 

 

다음 과제인 용인대학교 대학원은 아는 지인을 통해 용인대학교 대학원장을 방문해 교육협약을 체결하고 일부 장학금 약속도 받았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발품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체육인들의 또 다른 교육의 사각지대를 발견했다. 체육관을 운영하거나 체육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학위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다. 

 

생각을 거듭한 결과 주말 학위과정, 즉 토요일 하루 출석해서 공부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수강을 해서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학점은행제의 이점을 활용한 교육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호응이 너무 좋았다. 30대에서 60대까지 만학도의 꿈을 향한 배움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들에게도 용인대학교 대학원 진학의 길을 만들어 주었다. 학점은행제의 이점을 활용한 교육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그들의 학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강서체육회 등 체육회 관련 협회나 인사들과 활발하게 교류중이다.   

 

한때 유행했던 노래가사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라는 노랫말이 떠올랐다.

그래 내 나이가 어때서? 배우기 딱 좋은 나이인데? 그렇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뮤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의 일부 구절을 인용해 본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때로는 이십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늙는 것은 아니다.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팔십 세일지라도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인 것이다.
    
이 시를 읊조리며 나는 교육자로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앞 길을 밝혀주는 등대불이 되리라 다짐해 본다.[정구중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스포츠건강관리계열 부장교수(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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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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