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동안 콩국수를 즐겨 먹었다. 마트에서 포장된 콩국물을 팔고 있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었다. 아내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만들어 봤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말그대로 콩국물과 국수다. 반찬은 가죽나무 짱아치 하나만 충분하다. 단촐한 음식이지만 여러번 먹어도 입맛이 당겼다.
무심코 콩국수를 먹게 됐는데 먹는 동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아버지도 콩국수를 무척 즐겨 드셨다. 어릴때 나는 콩국수를 싫어했었다. 맛이 밋밋했기 때문이였다.
소시지나 육류처럼 강한 맛이 없으니 싫어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소금을 쳐서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시며 콩국수 한그룻을 비우시곤 하셨다.
지금 먹어보니 아버지께서 이 맛 때문에 콩국수를 자주 찾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담겨 있었다. 더운 여름에는 제격이다.
그땐 어머니가 믹스기에 콩을 직접 갈거나 시장에서 콩국물을 사와 만드셨다. 지금은 참 쉽게 만들수 있어 편하다.
아들녀석에게 권했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 어릴 때 풍경 그대로가 재연되는 것 같았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입맛을 내가 찾게 될 줄이야. 세월과 함께 내 입맛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조영준의 다이어리에서...)
■ SNS: ▶트위터 ▶페이스북 ▶홈 ▶블로그
(투데이포커스 ⓒ
www.todayf.kr)